[사설] 주목할 만한 미국의 양적완화 공과 논쟁

입력 2015-06-03 20:41  

지금 미국에선 중앙은행(Fed) 양적 완화 정책의 공과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양적 완화를 도입했던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특별연구위원으로 들어간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양적 완화는 소득불평등을 악화시켰는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 것도 그중 하나다. 양적 완화가 금융자산 ‘거품’을 만들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이른바 ‘역(逆)로빈후드 효과’)을 반박하는 성격의 세미나였다.

주목되는 것은 버냉키 자신의 반론이었다. 그는 양적 완화는 주가를 끌어올린 게 아니라, 금융위기로 침체한 상승추세를 회복시킨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S&P500지수의 경우 2001년 1분기부터 2007년 4분기까지 매분기 1.2% 상승했으며, 금융위기 없이 이런 상승세가 이어졌다면 올 1분기엔 2123까지 올랐을 텐데 실제론 2063에 그쳤으니 양적 완화 효과는 없었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매우 옹색한 주장이다. 다우지수는 2007년 말에 비해 36% 올랐고 집값도 2012년 3월에 비하면 30%나 상승했다.

양적 완화는 버냉키 스스로 ‘비(非)전통적인 통화정책’이라고 불렀던 대로 비상수단이었다. 지난해 10월 양적 완화를 끝내고 출구전략을 통해 정상으로 복귀하려고 했던 것도 바로 버냉키였다. 더구나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유럽도 양적 완화에 나선 결과, 환율 금리 등이 왜곡돼 개발도상국들의 반발을 사는 등 글로벌 경기 회복에 큰 짐이 되고 있다. 한국이 엔저로 곤욕을 치르는 것도 그 결과다. 19년간 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은 2008년 의회 청문회에 나가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대해 자신도 책임이 있음을 시인한 적이 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난 것은 금융이 아니라 제조업의 회복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강력한 구조조정과 셰일혁명이 있다. 금융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과 구조조정 등 실물에서의 개혁이 경제를 살린다.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자는 주장은 국내에서도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주택대출 이자는 미국보다 오히려 낮다. 땀 흘리지 않은 부의 성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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